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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은 가장 먼저 마음에서 시작된다
2026.02.27
작성자
이나
[1] 봄은 가장 먼저 마음에서 시작된다
봄은 달력보다 먼저 마음에서 시작된다. 아직 공기 속에는 겨울의 잔기가
남아 있고, 아침저녁으로는 코끝이 시릴 만큼 차가운 날도 있지만,
어딘가에서 계절의 방향이 바뀌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햇빛이 조금 더 길게
머물고, 창가에 스며드는 빛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사람들은 여전히 두꺼운
외투를 입고 거리를 걷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단추 하나를 풀어두고 있다.
봄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스며든다.
겨울은 견디는 계절이었다. 나무는 잎을 떨구고, 들판은 숨을 죽인 채 버티는
시간이었다. 사람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움츠리고, 속도를 늦추고,
따뜻한 실내로만 향하던 나날들. 그러나 봄은 그 모든 멈춤 위에 다시
움직임을 얹는다. 얼어붙었던 땅이 녹으며 작은 틈을 만들고, 그 틈 사이로
연둣빛 새싹이 고개를 내민다. 그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다시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봄이 오면 사람들의 표정도 달라진다. 햇살 아래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걷는
모습, 카페 창가에서 오래 머무르는 시간, 공원 벤치에 앉아 이유 없이 미소
짓는 얼굴들. 일상의 장면이지만, 그 속에는 분명 겨울을 건너온 이들만의
안도가 담겨 있다. 봄은 거창한 변화를 약속하지 않는다. 다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용히 건넨다.그래서 봄은 계절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일지도 모른다.
같은 거리, 같은건물, 같은 나무지만 빛의 각도가 달라지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질 때, 그곳이 바로 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