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봄바람의 방향
봄바람은 겨울바람과 다르다. 매섭게 파고들던 차가움 대신, 살갗을 스치며
지나가는 부드러움이 있다. 그 바람을 맞는 순간, 몸은 먼저 안다. 계절이
바뀌었음을.
봄바람은 냄새를 데려온다. 흙냄새, 풀냄새, 꽃향기. 겨울 동안 잊고 지냈던
향기가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그 향기를 맡으며 무의식적으로 미소 짓는다.
기억은 냄새와 함께 깨어난다.
호매실역스카이시티
창문을 열어두면 커튼이 천천히 흔들린다. 그 움직임 속에서 마음도
가벼워진다. 봄바람은 방향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등을 밀어준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보라고.
그래서 봄바람은 설렘과 닮아 있다. 확신은 없지만, 어딘가로 향하게 만드는
힘. 그 힘이 우리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